기는 우주의 생성원리에 따라 크게 천기天氣와 지기地氣의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천기天氣는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인 일원계一元界의 기로서 음과 양의 모든 성질을 포함하고 있는 태극의 기입니다. 반면에 지기地氣는 천기가 음기와 양기로 분리되어 양원계를 형성하면서 생겨난 기입니다.
그렇다면 우주는 어떻게 생성이 되었을까요? 동양철학에서는 삼태극의 원리로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하늘이 있었습니다. 하늘은 태극이며, 태극은 음과 양의 극성이 아직 양원으로 나누어지지 않은 정靜한 상태의 일원계입니다. 그 절대계는 상대적인 세계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무한대 에너지가 잠재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태극의 상태에서 나오는 기가 천기天氣입니다.
그 일원계에 운동성이 생겨나면서 음과 양의 극성이 생겨나게 됩니다. 일원계의 태극에서 음과 양이 생겨나면서 이원계의 양원으로 나눠지게 되는 것입니다. 양원으로 나눠진 음극과 양극의 극성이 숙성되면, 음극과 양극은 상극인 까닭에 서로 맞서게 됩니다. 이때 충沖이 발생합니다. 상극이 하나로 만나는 순간 거대하고 강력한 에너지의 폭발이 뒤따르는 것입니다. 삼태극 가운데의 띠 부분이 생겨나는 순간입니다.
충沖의 순간 거대한 굉음과 열, 그리고 빛이 발생하면서 물질계를 구성하는 기본 원소가 생겨나고, 그렇게 우주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양원계가 형성되면서 나오게 된 기가 지기地氣입니다.
오늘날의 현대 물리학에서 말하는 우주의 기원 역시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현재 표준적인 우주 기원설로 인정받고 있는 우주 대폭발(Big Bang)설은, 태초에 물질은 물론 시공간도 없던 초고온·초고밀도의 에너지가 크기 제로의 한 점에 모여 있다가 ‘뻥!’하는 큰 폭발과 급팽창이 일어나면서 우주 공간에 퍼져 나가고 그 과장에서 별과 성운, 만물이 형성되었다고 말합니다.
천기天氣는 태극太極의 상태에서 나오는 일원계一元界의 기로서, 상대적인 세계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창조력 자체입니다.
우주 만물의 근원인 절대계를 대우주의 마음자리, 곧 우주심宇宙心이라고도 합니다. 이 우주심에서 생성되는 무한한 생명력이 바로 천기입니다. 이러한 천기는 인간의 정신계뿐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원을 형성한 하늘의 기인 까닭에 인간의 육체는 물론, 마음과 영혼까지 본질적으로 향상시키고 고양시키는 기입니다.
천기는 인간이 태어날 때 몸에 단 한 번 심어지게 되는데, 이것을 원기元氣라고 합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지구 상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천기였던 관계로, 기를 수련하는 사람들조차 천기에 대하여 그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 단 한 번 받아 나오는 천기天氣를 원기元氣라고 합니다.
사람은 원기로써 음식물이나 공기 등의 지기地氣를 연소시켜서 생명을 영위하다가 그 연소하는 힘이 다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나 약을 먹어도 어려운 병이 쉽게 낫지 않는 이유는, 음식물을 연소시키는 기氣는 오직 원기뿐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원기는 태어날 때 부여받은 천기로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유지해 주는 생명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기가 쇠진하면 인체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이 저하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원기로써 음식물이나 공기 등의 지기地氣를 연소시켜서 생명을 영위하다가 원기가 다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원기를 자동차의 배터리라 한다면 지기地氣는 휘발유라 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일단 충전되면 반영구적이지만 휘발유는 수시로 채워야 합니다. 이렇듯 원기는 천기로서, 자동차의 배터리와 같이 인간의 근원적인 생명력으로 작용합니다.
천기가 인간의 육체에 심어지게 되면 원기로서 작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천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는 ‘생명의 원기’밖에는 없습니다. 생명의 원기는 신기神氣 혹은 순양지기純陽之氣라 불리는 기로서, 절대계에서만 창출되는 천기가 원형 그대로 지상에 내린 특별한 기입니다.
생명의 원기는 기가 음양으로 분리되기 이전의 태극 상태에서 나오는 천기인 까닭에 초월적인 빛(천광天光, 불교의 불광佛光) 혹은 초월적인 불(천화天火)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현실의 세계는 음양으로 나누어진 양원계兩元界인 까닭에, 일원계一元界의 기운인 천기를 이 땅에 창출할 때는 음양이 하나가 된 상태를 항상 현재형으로 유지하는 빛이나 불(火)의 상태로만 천기를 내리게 됩니다. 그것이 생명의 원기입니다.
그래서 지상에 내려진 천기인 생명의 원기는 초월적인 빛이나 불로 나타납니다. 불교에서 깨달음을 이룬 이가 내뿜는다는 불을 불광佛光이라 부르며, 기독교의 모세가 호렙(Horeb) 산의 떨기나무 불꽃 속에서 여호와를 만난 것도 모두 이 초월적인 빛이나 불을 말한 것입니다. 모세가 불 속에서도 떨기나무가 타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랐던 것도 초월적인 불은 지상의 불과는 그 성질이 다른 까닭입니다.
인간은 본래 하늘의 불인 천기天氣가 몸에 심어져서 그 심어진 빛으로써 삶을 받아 나온 존재입니다. 하늘의 불이 음양으로 하나가 되어 밝혀진 초월적인 빛의 파장을 타고 생명이 심어진 것입니다.
예로부터 정신계에선 천기天氣를 하늘의 불(天火)이라 하여 흰색으로 표현하였으며, 지상의 불은 붉은색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불은 에너지로서, 인간의 체내에 축적된 불인 혈액은 붉은색이고 인간이 생명창조에 사용하는 불인 정수精水는 흰색입니다. 정수精水 역시 불이지만 흰색인 것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각자 지닌 ‘+’와 ‘-’의 에너지가 하나로 합쳐졌을 때 우주심에서 발하는 천기와 공명하게 되고, 그때 어머니의 몸이 천기를 당김으로써 생명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생명의 원기는 기가 ‘+’와 ‘-’의 음양으로 나누어지기 이전인 태극의 상태에서 창출된 기입니다. 그 기는 음기와 양기가 완벽히 일체一體를 이룬 천기인 까닭에 편중되지 않고 자체로 조화를 이룬 하늘의 빛이자 하늘의 불입니다. 생명의 원기는 원형 그대로의 천기로서, 인체에 들어가면 오염되지 않은 원기로 변합니다. 그래서 생명의 원기를 받으면 생명을 다시 한 번 부여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습니다.
생명의 원기는 생명력 자체로서, 건강과 젊음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생명의 원기는 천기가 원형 그대로 이 땅(현상계)에 내려진 기로서, 초월적인 빛, 불로서 작용하며 사람의 몸에 심어진 경우에는 원기로 화한다.
지기地氣는 태극(우주심, 절대계)에서 나온 천기天氣가 음기陰氣와 양기陽氣로 분리되어 양원계를 형성하면서 생겨난 기입니다.
창조주에게서만 발생되는 창조력 자체의 기를 천기라고 한다면, 지기는 상대적인 세계를 형성하는 모든 기를 말합니다. 물질적 세계의 기초를 이루는 기입니다. 지기地氣는 음식물이나 공기를 통하여 쉽게 섭취할 수 있고 쉽게 보충할 수 있으며 물리적인 육체를 유지하고 움직이는 데 관여하는 에너지입니다.
천기와 지기의 차이는, 천기는 음과 양의 성질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초월적인 기인데 비하여, 지기는 음과 양 중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상대적 차원의 기라는 것입니다.
지기地氣는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두 가지 상태로 나누어집니다. 양기와 음기는 기의 종류라기보다는 기의 상태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계인 태극이 음양陰陽으로 나누어져서 상대계를 낳게 되고, 그 결과 발생한 기가 음기와 양기인 것입니다. 이렇듯 음양의 기는 절대가 아닌 상대적인 것으로, 사람이 호흡으로 받아들이는 창공蒼空의 기가 대표적인 양기이며 토양土壤의 기는 음기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듯 태양의 기나 창공의 기를 천기天氣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지기 중에서도 양기陽氣에 속할 뿐 천기는 아닙니다. 태양이나 창공은 절대계가 아닌 상대계에 속해 있는 피조물일 뿐입니다. 다만 생명의 원기 이전에는 천기가 내린 적이 없는 까닭에, 천기의 개념이 아예 없거나 태양의 기나 창공의 기를 천기로 일컫는 오류를 범해온 것입니다.
태극의 기가 음양으로 나누어져서 지기地氣를 발생시키게 되면, 그때 음기와 양기가 마주 서면서 충沖이 발생합니다. 그때 발생하는 기가 목·화·토·금·수의 오행五行의 기입니다.
음과 양의 부모에게서 오행이라는 다섯 명의 자식이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는 각각 음양의 성질을 내포하고 있기에, 목木은 음陰의 목(을乙)과 양陽의 목(갑甲)으로 … (중략) 수水는 음의 수(계癸)와 양의 수(임任)로 - 이렇게 각각 나뉘게 됩니다.
생물이 섭취하는 음식물은 지기地氣 중에서도 음기와 양기, 그리고 토양 속의 오행의 기가 어우러져 만들어 낸 대표적인 혼합기混合氣입니다. 음식물 중에서도 곡식은 태양 빛으로 대변되는 양기와 토양의 기로 대변되는 음기, 그리고 오행의 기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보존하고 있는 물질입니다. 그에 비하여 육식肉食은 그러한 혼합기에 음기가 복합적으로 더하여진 식품입니다. 식품 중에도 쌀은 음양의 기와 오행의 기를 빠짐없이 골고루 갖춘 지기地氣의 총화總和로 귀하게 여깁니다.